5. 배변자제

 배변자제를 유지하는 생리적 기저들은 복합적이고 서로 연관되어 있다. 여기에는 항문관의 고압력대(항문괄약근 기전), 항문직장각과 골반저근육의 협동적 운동, 항문직장 감각 및 반사기전, 직장의 유순도, 긴장도, 용적, 직장의 운동성과 배출능력, 대장 통과시간, 항문관의 운동성, 대변의 양과 경도등이 관여한다. 

 

(1) 항문관의 고압력대

 내시경으로 측정한 외과적 항문관의 길이는 평균 4.2cm이다. 여성(4.0cm)은 남성(4.4cm)보다 항문관의 길이가 짧다. 항문괄약근을 수축시킬 때에는 항문관이 길어지고 배변시에는 짧아진다.  

(2) 항문압

1) 휴식기 항문압

항문관의 휴식기 긴장도의 85%는 내항문괄약근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15%는 외항문괄약근에 의해 발생한다. 압력계를 사용하여 정지견인법으로 항문압을 측정해 보면, 항문관내에서 근위부로부터  원위부로 갈 수록 점차적으로 압력이 증가하여 항문연 상방 2~3 cm 지점에서 최대 휴식기 압력을 나타낸다. 정지견인법으로 측정 시 고압력대의 길이는 남성은 2.5cm, 여성은 2.0cm이다. 이것은 연속견입법으로 측정하면 더 길어진다. (2.5cm~5.0cm). 이 고압력대는 변이 쉽게 통과하지 못하도록 큰 저항을 하는 역할을 한다. 

평균 휴식기 항문압은 약 90cmH2O이며, 여성은 남성보다 낮고, 노령층은 젊은 층보다 낮다. 경성 프로브를 사용하여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휴식기 항문압은 종적, 횡적변이를 보이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항문괄약근, 특히 치골직장근의 해부학적 배치에 기인한다. 후방에서 휴식기 압력은 근위부에서 최대이고 항문선 부근에서 최하이며, 반면에 항문관 중간에서는 압력이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 전방으로는 휴식기 압력이 여성은 원위부에서 최대이고 남성은 근위부에서 최대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원인의 일부는 프로브의 경도에 의한 항문관의 뒤틀림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항문괄약근은 주야간에 긴장도를 유지하나 수면시에는 긴장고가 현저히 저하되어 있다. 기립시나 복강내 압력이 증가하면 (기침, 재채기, 발살바법) 외항문괄약근의 활동성과 휴식기 압력도 증가한다. 그러나 배변시 힘을 주면 외항문괄약근은 전기적으로 잠잠해진다. 항문거근 복합체는 일정한 긴장도를 항상 유지하는 독특한 횡문근이며 그 긴장도는 하부 선골반사에 의해 매개된다.  

2) 수축기 항문압

​수축기 항문압은 외항문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의 수축에 의해 발생한다. 최대한으로 항문에 힘을 주어 항문관을 압박하면 항문관내 압력은 휴식기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다. 수축기압 역시 휴식기압과 비슷한 종적, 횡적변이를 보인다. 괄약근의 피로는 빨리 오기 때문에 수축압을 최대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1분 이내에 불과하다. 이처럼 항문을 수축시켜 고압력을 생성해도 단시간밖에 유지하지 못하므로, 이러한 수축기전은 단지 부적절한 시기에 항문과 근위부에 내용물이 흘러 내려와서 누축되는 사고를 효과적으로 막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수축압은 순간순간의 배변자제를 유지하는 역할은 담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자제기전에는 직장(6cmH2O)과 항문관(90cm H2O)사이의 압력 차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항문직장각

항문관과 직장이 형성하는 각은 고형변을 시시각각 자제시키는 또 하나의 기전이다. 이 각은 항문직장륜의 수준에서 치골지장근이 항문직장을 후방과 측방에서 둘러싸서 전방으로 견인함에 따라 형성된다. 촤측위에서 측정한 휴식기의 평균 항문직장각은 102±18도이다. 기립하면 이 각은 약간 변하지만 착석시에는 119±17도로 현저하게 넓어진다. 배변자제능력을 강화시키는 괄약근 수축시나 이를 위협하는 발살바법 실시 때에는 이 각도가 각각 81±19도, 87±23도 (누운 자세시)로 더욱 예리해진다. 또한 치골직장근은 휴식기에도 지속적인 전기적 활성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주간뿐만 아니라 수면시에도 관찰된다. 

팍스는 항문직장각은 복강내압이 증가할 때 직장전벽이 판밸브로 작용하여 항문관의 최상부를 폐쇄하여 내용물의 누출을 방지한다고 추축하고 있다. 그러나 바톨로 등은 이 가설을 반박하였는데 자신의 연구에서는 직장전벽이 항문관 최상부와 접촉하여 폐쇄시키는 현상을 관찰할 수 없었고, 대신 치골직장근이 항문직장륜 수준에서 괄약근처럼 작용한다고 주장하였다. 발살바법 실시 때나 무거운 것을 들거나 기침할 때처럼 복강내압이 증가하고 직장내압이 휴식기 항문관압을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항문직장륜의 효과는 조동판효과에 의해 더욱 강화될지도 모르나 이 학설도 이론의 여지가 있다. 고형변을 배출시키기 위해서는 직장과 항문사이의 각짐이 열려야 한다. 이는 앉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고관절을 90도 각도로 굴곡시키면 이 각은 110도 이상으로 펴진다. 항문직장각의 열림은 배변시 치골직장근과 외괄약근이 근전기적으로 잠잠해지기 때문에 더욱 조장된다. 직장으로부터의 가스 배출은 항문직장각을 예리하게 만들고 항문괄약근압과 직장내압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액체성문의 배출은 항문직장각을 크게 하고 항문괄약근압을 감소시키나 직장내압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4) 항문직장감각

감각기전은 장 내용물의 성질(가스, 액체 또는 고형변)을 감별하고 또 그 내용물을 통과시킬 필요성을 탐지할 수 있게 한다. 이 감각 수용체는 직장 근육층 또는 주위의 골반저근육계에 위치한다. 결장항문문합술이나  복구성 직장결장절단술 후에도 직장이 충만되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골반저 수용체설을 뒷받침한다. 직장내압의 차이를 탐지해낼 수 있는 능력은 내용물의 성질을 감별해 내는 데 중요한다. 예를 들면 방귀는 고형변보다 낮은 직장내압을 나타낸다. 예리한 감각은 항문관의 근위부 점막에서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감각이 항문판 부근에서 가장 예민하다는 관찰로 재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장 내용물이 감별되기 위해서는 항문관내로 진입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은 직장확장에 반응하여 내항문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발생한다. 

(5) 직장항문 억제반사 

갑자기 직장을 팽창시키면 직장벽은 약간 수축한다. 항문관의 원위부에서는 외항문괄약근이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수축되고 휴식기압도 상승한다. (직장항문 수축반사). 이러한 현상 직후 항문관의 근위부에서는 휴식기합의 저하와 함께 내항문괄약근이 일시적으로 이완되는데 이를 직장항문 억제반사라고 한다. 직장팽창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내항문괄약근의 이완되는 정도도 커지고 이의 지속기간도 길어진다. 

이러한 반사작용에는 내항문괄약근을 지배하는 근신경총의  억제 뉴런이 관여하고 비아드레날린성 비콜린성 벽내신경이 매개하며, 이의 신경전달 물질로는 VIP, ATP,NO등이 거론되어 왔다. 비록 이런 반사작용은 주로 벽내신경망에 의해 매개되지만 그 반사 정도는 천수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재빨리 간헐적으로 풍선을 팽창시키면 내괄약근이 장시간 이완되고, 반면에 지속적으로 팽창시키면 초기에는 괄약근이 이완되지만 서서히 휴식기 긴장상태로 복귀한다. 이렇게 기본 휴식기압으로 복귀하는 기전은 직장이 팽창에 지수저긍로 적응하는 현상 때문인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만약 직장 팽창이 완화되지 못하고 지속되며, 외항문괄약근은 억제되고 배변감은 긴박해진다. 

일시적으로 내항문괄약근이 이완되면 장 내용물은 항문관 근위부의 예민한 점막과 접촉하게 되고 그 성질이 파악되는데 이를 표본검색반사라고 한다. 이것은 건강한 보행인에서는 시간당 약 4~10회 정도 발생한다. 이러한 관찰은 배변 내용물이 직장을 통과할 때 내괄약근이 이완되고 외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이 수축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항문관 점막을 국소마취시키고 직장에 다량의 식염수를 주입해도 이를 실금하지 않으며, 회장항문문합술 수에 이반응이 소실됨에도 불구하고, 배변자제능력이 크게 손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이 반응의 궁극적인 중요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직장항문 억제반사는 선청성 거대결장에서 결여되어 있고, 가성장폐색증이나 기능성 거대결장에서는 이상이 오게 된다. 

(6) 직장의 유순도, 긴장도, 용적

직장은 팽창에 수동적으로 순응한다. 직장이 충만함에 따라 직장벽이 이완되고 직장내압이 점진적으로 팽창 전 수준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직장의 수용성 이완이라 부른다. 이러한 반응으로 인해 직장압은 항문과압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런 특성은 음식물 섬취시에 위전정부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매우 유사하다. 건강인은 직장내에 약 200mL의 식염수를 주입하여 팽창시키면 긴급한 배변충동을 느낀다. 최대한으로 참을 수 있는 용적은 약 400mL이고 이때도 직장내압은 낮게 유지된다. 

단위 압력당 단위 체적 변화의 경사를 도시하면 직장의 유순도를 계산할 수 있다. 직장유순도는 급성궤양성 대장염, 방사선조사 후에 발생하는 직장염과 허혈성 직장염, 선천성 거대결장에서는 감소하고, 기능성 거대결장에서는 증가한다. 급성 궤양성 결장염에서는 직장벽의 유순도가 감소되기 때문에 항상 빈번한 배변긴장감과 배변실금을 호소하게 된다. 

(7) 직장충만 및 배출의 특성

직장은 직장과 에스결장이 자연적으로 각을 이루고 있고, 휴스턴관이 존재하며, 휴식기 수축운동이 에스결장보다 더 크게 일어나기 때문에 에스결장 내용물의 유입으로부터 차단되어 대개 비어 있다. 직장에 다량의 물질(식염수나 모조변)을 주입하면 증가되는 체적에 점차적으로 순응한다. 그러나 투입된 물질은 직장내에서만 잔류하는 것은 아니고 그중의 약 반은 즉시 에스결장으로 역류하여 그곳에 잔류한다. 배변 시에는 에스결장은 변을 우선 직장으로 배출시키고 다음 단계로 직장이 비워진다. 따라서 에스결장은 전체적인 배변자제를 유지하는데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즉 에스결장이 충분히 충만되었을 때에만 내용물의 일부분을 직장내로 배출한다. 직장과 좀 더 근위부 장과의 연관된 반응도 밝혀졌는데, 직장을 풍선으로 팽창시키면 금식시나 식사 후 모두 십이지장-맹장 통과시간이 길어지며, 또 위로부터의 배출도 지연된다. 

(8) 대변의 양과 경도

매일 약 1,500mL의 소장 내용물이 맹장으로 배출되는데 결장에서는 수분을 흡수하여 이 양을 약 150mL로 감소시킨다. 정상적으로 변의 경도는 대개 굳은데 변의 경도나 양이 갑자기 변할 때 배변자제 기전은 위협을 받게 된다. 만약 직장내로 딱딱한 변이 작은 덩어리로 천천히 들어온다면 직장은 팽창되지 않고 또 내용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지원자에게 시험해 본 결과 소량의 딱딱한 변 덩어리보다는 다량의 변형 가능한 변을 힘을 적게 주고 더 빨리 배변하였고, 반고형성 변은 고형성이나 액체성보다 더 완벽히 배출시켰다. 반면에 직장내로 다량으로 유입된 액체성 변은 배변자제능력을 순식간에 압도하여 건강한 사람조차도 배변실금을 일으켰다. 배변자제를 유지하는데 있어 변의 양과 경도가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다. 휴식기압과 수축기압이 낮고 항문직장각이 열려 있는 배변실금환자는 단지 변의 성질을 변화시킴으로써 배변자제능력을 회보시킬 수도 있다. 

(9) 기타

​이밖에도 배변자제에 작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는데, 항문쿠션은 팽창과 수축을 하여 틈새를 메워 배변자제능력이 더욱 섬세해지도록 하며, 휴스턴판과 직장 에스결장굴곡은 변의 통과를 방해하여 배변자제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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